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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도안 비지니스 커핑 : 케냐, 에티오피아, 그리고 Didier Fierro

by 망고앵무 2024.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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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안과 관련자의 초대를 통해 커핑을 다녀왔다. 다양한 곳에서 초대를 주면 가급적 가려고 하는 편인데 특히 이번의 커핑은 내가 마셔봤기에 더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는 케냐 커피들이 있어서 더욱 가려고 했다. 바로 카마빈디와 은가라투아(은가라르투아) 에스테이트에서 온 커피로 나는 매우 운좋게도 미국의 세이와 카운터 컬쳐 커피를 통해 미리 마셔봤던 커피들이다. 이 둘 때문에 에스테이트 커피를 더욱 찾아다니게 됐는데 도안의 노력으로 한국에서도 이제 선보일 수 있게 됐다. 많은 케냐 커피들은 흔히 토마토니 자몽이니 하면서 클래식한 케냐, 혹은 클래식하지 않은 케냐라는 말로 나눠져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거나, 혹은 케냐라는 이후로 단순히 토마토니 자몽이니 프레임에 갇혀서 언급되는데 이 둘은 정말 다르다는걸 곧 알게 될 것이다. 뭐 그렇고, 커핑에 대해서 좀 더 얘기해보자면.

커핑은 두 세션으로 나뉘어져서 첫번째는 케냐의 카마빈디와 은가라투아와 세인트 막스 키가리, 두번째는 에티오피아와 콜롬비아, Didier Fierro의 게이샤를 맛보는것으로 했다. 에티오피아는 커피 콜렉티브와 픽이 겹친 부르사, 아르베고나에서 온 두완초, 그리고 하트에서 사용중인 할로다, 참고로 할로는 예가체프(게뎁 아님! - 수정됨).

간략하게 평가를 하자면 카마빈디는 함정이 몇 있고(3,4번은 퀄리티 체크가 따로 필요한 듯 한데 이유는 후술) 은가라투아는 전부 퀄리티가 좋은데 그 중에서 뛰어난 것만 고르고, 세인트 막스 키가리 - 케냐에서는 대학이나 학교 등에서 농업활동이라고 커피를 수확하고 가공하는게 있는데 거기서 온 커피며, 이 체급에서는 논할 등급은 아니였다. 뒤의 숫자는 밀링을 한 날인데 프로듀서의 말로는 밀링의 날에 따라서 맛이 약간 다르다고 하며 이는 최근 파나마에서도 들어본 얘기다. 선호도는 이야기는 하지 않으며 대충 사진의 O와 X정도로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을까.. 3번과 4번은 케냐에서 종종 나타나는 '지푸라기'스러운 맛과 내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은 다크 초콜렛의 후미가 나타났는데 이 날 다른 커피의 컨디션도 미묘했던걸 보면 디펙트, 혹은 로스팅 컨디션으로 인해 추출이 덜 되어서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커핑이 아닌 브루잉으로 마셨을 때 컨디션이 확 다른 커피들이 있어서, 한국에 도착한 후 각자 샘플링을 따로 돌려봐야 더 세세한 퀄리티를 알 수 있을듯. 은가라투아는 다 좋은데 전부 한끗차이라서 고르기 어려웠다. 나는 카마빈디나 은가라투아나 피베리 두개를 선호했는데 예전의 인텐스가 강했던 케냐의 피베리가 아닌, 예전 AB에서 보여주던 강한 복합성이 마음에 들었다.

에티오피아 얘기를 해보자면 부르사, 부르사 워시드는 짐마의 나노찰라와 너무나 똑같은 맛이라서 약간 식었다. 좋은 커피인건 맞지만 너무 많이 겪어본 짐마같은 커피라서 흥미가 동하질 않았고 무산소, 무산소는 불호, 이런 무산소는 에티오피아에 생각보다 더 많다 - 근데 이게 한국에 있냐고 물어본다면 확답하기 어렵다. 두완초는 의외로 레드허니보다 무산소가 좋았는데 무산소는 두완초보다는 최근에 마신 야예 체리초 워시드같은 느낌이라 좋았고 레드허니는 글쎄, 맛이 나쁘다는건 아닌데 밋밋하다. 할로, 할로는 커핑시에 그렇게까지 좋다는 이미지가 없었으나 - 정확히는 부르사에 묻히긴 했으나 브루잉으로 내려마셨을 때 퀄리티가 정말 좋았는데 특히 진한 오렌지 블라썸과 오렌지, 가벼운 바디가 마음에 들었다. 이번 에티오피아의 워시드들은 예전처럼 무겁거나 진한 티라이크가 아니라 텍스쳐가 전부 가벼워서 마시기 편한게 전보다 퀄리티가 올라간 듯 하다. 마지막으로 디디에 피에로, 이 커피가 가장 문제였는데 커핑시에 개성이 없던 커피가 브루잉시에 맛이 정말 뛰어났다. 언더톤으로 깔리는 신맛과 수박같은 단맛, 후미로 갈수록 점점 진해지는 단맛과 오렌지 블라썸, 베르가못등이 나타나서 가성비가 정말 좋다는 느낌. 이래서 브루잉을 따로 체크해봐야 한다고 했는데 특히 카마빈디는 다시 한번 퀄리티 체크를 해보는게 좋을 듯 싶다.

케냐는 사람들의 기준이 굉장히 다른데 비해, 은가라투아는 너무나 압도적인 퀄리티라 그런지 과반수가 좋다고 선호도 조사에서 나타났다. 나도 작년에 마신 은가라투아보다 이번에 들어온게 더 맛있어서 마시자마자 감탄 한 커피였는데 만약 주변 로스터리에서 운이 좋게 이 커피를 판다, 무조건 사 마셔보자. 매 해 기념처럼 마시는 타케시보다 이 커피를 더 먼저 챙겨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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