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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결산

2022년(1월 1일 ~ 12월 30일) 커피 총결산

by 망고앵무 2022.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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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1월 1일 ~ 12월 30일) 커피 총결산

 

1. 얼마나 마셨나?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59
콩고 3
르완다 11
예멘 4
케냐 31
브룬디 6
탄자니아 3
잠비아 1
우간다 1

아시아

인도네시아 2
태국 1
인도 2
중국 1
파푸아뉴기니 1

중남미

볼리비아 12
온두라스 25
멕시코 8
콜롬비아 67
페루 8
엘살바도르 9
에콰도르 18
코스타리카 16
과테말라 12
브라질 7
파나마 7
니카라과 6
쿠바 1

블렌드 5, 리더보드 10종

총 337종의 커피를 마셨고, 리뷰를 안올렸거나 제낀걸 생각해보면 340종 이상. 생각보다 케냐를 많이 마셨다.

올해 느낀점이라면 에티오피아는 정말 많이 마셨지만 기억나는 에티오피아는 적고, 콜롬비아는 매 수확시즌마다 퀄리티가 상승하는게 눈에 보인다. 기억나는 콜롬비아 꼽으라고 하면 몇개 바로 읊을 수 있을 정도?

파나마보다 엘살바도르를 더 많이 마신건 의외인데 엘살바도르도 나름의 희망이 보였던 한 해였다. 그리고 또 뭐더라.. 올해는 캘린더를 샀는데 내년엔 안사거나 아마 1회용 분량의 캘린더(드롭같은)를 살 거 같다. 뭐 딱히 더 할말은 없는 듯. 국가별로 궁금한거 있다면 대답 가능한선에서는 알려드립니다?

단, 국가별 넘버원이나 가공별 줄세우기는 파트2에서 적을거니까 그거 빼고.


올해 결산은 크게 각 프로세싱별, 내츄럴, 워시드, 실험적. 허니도 실험 카테고리에 넣었는데, 허니들보다 무산소가공을 더 많이 마셔서 굳이 허니를 따로 빼야 하나 해서 퉁쳤다, 거기에 요즘 내츄럴-워시드와 그 외 가공을 전통과 그 아닌것으로 구분하는 경향이 보여서 나도 이쪽으로 쓰기로 했다. 예를들어서 내츄럴이나 워시드지만 발효과정에 무산소, 저산소, 연장발효를 했으면 그 외로 넘어간다고 보면 된다.

 

 

 

2. 어떤걸 마셨나?

내츄럴 59종, 워시드 188종, 그 외 81종의 커피를 마셨으며 이 외에 기록되지 않은 리더보드 10종과 그 외의 커피가 있다. 해가 갈수록 느껴지는 것은 전통적인 가공의 커피들의 차이가 점점 줄어들고 있고 - 그러니까 내츄럴은 워시드같고, 워시드는 내츄럴같은 인텐스가 보인다는 점인데, 이 둘의 지향점이 같아서 그 쪽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점. 내츄럴이야 발효취를 잡고 워시드야 인텐스를 높이려니 당연한 결과인거 같다. 실험가공들도 눈에 띄게 발전한것이 단순한 오버인텐스나 과발효 부즈를 잡아낸 커피들이 많이 보였고 - 결국 발효과정의 시간을 줄이면 밸런스가 좋아진다는 당연한 결론을 받아들였는지 꽤 괜찮은 실험가공들이 많았다. 가향에 관해서는 괜히 싸움 날 거 같으니 그냥 따로 언급은 하지 않는다.

파트2의 결산은 가공별 커피 3종과 베스트 게이샤, 품종으로 총 5개의 선정과 국가별 가장 맛있었던 커피, 그리고 올해의 로스터리 정도. 국가별 커피와 5개선정된 커피는 가급적 겹치지 않도록 했다.

내츄럴 : 라 카브라의 에티오피아 셰카 마샤, 카워 카민 내츄럴
워시드 : 커피 콜렉티브의 케냐 니에리, 키에니 AB 워시드
그외 : 닥 커피 로스터스의 콜롬비아 우일라 피탈리토 브루셀라스, 엘 디비소 - 네스터 라쏘의 버번아지 더블써모쇼크 워시드
게이샤 : 모노그램 커피의 볼리비아 야나카치, 타케시 게이샤 피베리 워시드
품종 : 캐리어 로스팅 컴퍼니의 에콰도르 침보라소 파야탕가, 루그마파타 시드라 Sumergido



내츄럴은 마시고 나서 가장 황홀했던 카워 카민(카미나)의 내츄럴로 선택했다. 마샤는 일루바버 바로 밑에 붙어있는 지역이라 마샤의 커피가 일루바버라 소개되어 판매가 되는경우도 있으나 이 지역의 커피는 다른 에티오피아와는 다르게 품종도 지정되어 있고, 각자 개인 구역을 임의로 정해서 농장을 운영하는 개인 농장식으로 굴러가고 있다. 에티오피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Haile Gebrselassie도 예포 빌리지에서 커피를 키우고 있고, 유전적으로 증명되진 않았으나 이 지역에 뿌려진 커피품종은 74110이라고 한다. 아무튼 카워 카미나의 커피로 다시 돌아가자면 Moplaco Trading의 Heleanna Georgalis가 포섭하여 굴리고 있는 농장이고, 수도인 아디스아바바와 굉장히 먼 거리에 있는 지역에 근처의 게샤빌리지와는 다른 열악한 인프라로 구성돼있어 펄퍼도 핸드펄핑 - 그러니까 손으로 돌리는 펄퍼로 커피를 까내는 곳이라 퀄리티가 나쁠 줄 알았으나, 결국에 잘 관리된 프라이빗 농장이나 에스테이트 커피가 왜 퀄리티가 압도적으로 뛰어난지에 대해 말해주는 그런 커피였다. 개인 농장이나 지역 커피들은 외부의 프로듀서가 개입시에 교육받은 내용과 생산방식, 수확방식 등으로 더 좋고 일관된 퀄리티의 커피를 생산할 수 있는데, 이 커피가 그랬던 듯 하다.

워시드는 키에니 AB. 내 케냐커피의 취향은 인텐스보단 프루티와 복합성을 더 높게 평가하는데 키에니가 딱 그렇다. AA의 경우엔 인텐스가 강렬한 케냐커피였으나 AB는 어둡게 깔리는 베리류 프루티와 티라이크, 그리고 케냐에서만 만날 수 있는 묘한 플로럴로 엮인 복합성. 이런 스펙트럼은 키에니에서만 만날 수 있다. 리얼빈의 하베고나도 후보에는 있었으나 둘 중 하나만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바로 키에니 집을 거 같아서 키에니로 선택했다.

그외부분, 최근에 마신 네스터 라쏘의 버번아지 - 더블써모쇼크 워시드가 되겠다. 원래 이 자리는 엘파라이소의 레티가 될 뻔 했는데 레티에게 미안하지만, 이 커피가 레티를 훨씬 상위호환한다. 특히 버번아지의 특성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바디와 텍스쳐, 단맛이 너무나 황홀하게 프루티와 베르가못, 치즈를 연상하게 만드는 - 예전 타케시가 생각나는 듯한 그 향이 단맛과 바디를 이뤄 꽉 채워주는게 너무 좋아서, 이 커피 보내준 비밀친구에게 또 보내달라고 했을 정도.

게이샤는 타케시 피베리다. 추석 전에 잠깐 발매했던 모노그램의 타케시팩에 인질로 껴있었나? 왜 안샀을까하고 후회한 커피다. 모노그램은 캐나다에서 사면 미국행 배송비도 비싼데 배송도 느리고, 국제배송으로 직배받는게 더 나을정도의 배송퀄리티, 미국내 모노그램에서 시키자면 환율문제로 뭔가 배아파서 구매는 안하고 비밀친구에게 얻어마셨는데, 타케시중 가장 맛있었던 타케시였다. 이거 외에 생각난거는 캠버의 로스마정도. 돈카이토의 Reposado는 후미가 특이해서 기억엔 남았으나 프루티한 인텐스가 적어서 아쉬웠다.

품종은 당연히 시드라인데, 올해 Faith Estate 커피를 찾다 발견한 루그마파타의 시드라가 남아있길래 주변인들 싹 긁어모아서 구매했고, 한백 더 살걸 하고 후회하는 커피이기도 하다. Sumergido는 루그마파타 농장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프로세스고 굳이 비슷한 프로세스를 찾자면 무산소발효 후 허니 프로세스라고 한다, 시드라 자체의 유니크한 맛과 더불어 Sumergido 프로세스에서 보여주는 부지하지 않은 고급스러운 알콜과 바나나, 열대과일 펀치와 뱅쇼 등. 시드라의 묘한 느낌에 특이하고 잘 가공된 프로세스가 만나면 이렇게나 뛰어난 커피가 되는구나, 하는 평가.


밑에서부턴 국가별 가장 좋았거나, 인상깊었던 커피다. 위의 다섯개에 중복되지 않도록 선정했다. 그냥 커피만 달아두면 뭐해서 코멘트도 조금 추가.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 리얼빈의 시다마 벤사, 하베고나 워시드

2022년의 에티오피아는 내전으로 인한 구지지역의 커피 운송문제로 퀄리티 좋은 커피 절반이상이 전세계적으로 풀리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구지하면 떠오르는게 'King of Guji' Ture Waji의 커피들이나 테스파예 베켈레가 프로듀싱한 커피들, 우라가의 Jabril 형제들 커피, 그리고 Israel Degfa, 함벨라에 몰린 SNAP의 커피들과 METAD들의 커피들까지, 유명 네임드들의 커피가 다양한 이유로 퀄리티하락을 맞았다. 올해 에티오피아는 시다마나 짐마를 제외하고는 그냥 걸러도 될 정도로 처참했으며, 그나마 게뎁정도가 퀄리티 유지를 한 듯 하다. 내년에는 에티오피아의 상황이 좋아지길..


케냐 : 노마드의 키리냐가, Faith Estate 피베리 워시드

케냐 선정이 가장 힘들었다. SEY의 Ngaratua Estate, Kamavindi Estate, Kiawamururu도 정말 좋은 케냐고 라카브라의 Peerless Estate와 롱마일즈가 프로듀싱한 Kiringa 내츄럴도 좋았는데, 세이에서 보여준 케냐의 라이트함과 티라이크보다는 노마드에서 보여준 클래식한 케냐가 좀 더 마음에 들었다. 세이의 케냐는 오히려 케냐가 아닌듯한 인상이여서 정말 맛있으나 애매한 포지션이였고, 올해 마신 Thika Province의 커피들은 - 특히 오레티 내츄럴이나 코페아 서큘러에서 특별하게 프로듀싱한 커피들은 이상하게 후미에서 쩐내가 있어서 앞으로는 이 지역 커피를 구매하고 싶지 않다.


르완다 : 리얼빈의 냐마셰케, 카람비 내츄럴

브룬디보다 더 많이 마시게 된 르완다. 워시드는 호불호 포인트가 여전히 있으나 내츄럴은 이야기가 좀 다르다. 내가 맨날 내츄럴보면 일단 잡고 생각하라고 했는데 르완다 내츄럴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예전 에티오피아 내츄럴같은 베리류의 쥬시함과 카람비같은 복합성과 티라이크, 플로럴이 나타나는 오묘한 커피. 이게 왜 좋지? 하고 계속 마시게 되는 계열의 커피인데 가격까지 저렴하다. 콜로나의 카부무도 내츄럴이긴 했으나 후미에서의 스모키함이 아쉬웠던 반면, 리얼빈의 카람비는 짜이계열의 스파이스로 잘 눌렸으며 후미에서 복숭아와 플로럴이 인상적인 좋은 커피다.


브룬디 : 요한&니스트롬의 카얀자, 기슈비 힐 워시드

누렁이 출장중에 나 마시라고 선물해준 기슈비 힐, 닝가 내츄럴 사이에서 선택을 한 이 커피는 롱마일즈의 위력을 잘 알 수 있던 커피였다. 게다가 내가 마신 노르딕계열의 커피 중 가장 로스팅을 잘 하지 않나, 한국배송이 가능하다면 종종 주문 할 로스터리인데 참 아쉽다. 올해 롱마일즈 옥션도 열리고, 다른 브룬디 옥션도 열리고 했으니 더 좋은 성과를 기대한다.


예멘 : 비비드의 하라즈, 사나아 '바잇 카니스 리저브' 켄트 내츄럴

내 생일 기념으로 산 비비드의 예멘세트중 켄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같이 온 예메니아는 에멘스럽네~ 하는 느낌의 커피였으나 켄트는 마시면 마실수록 진해지는 고급진 향신료와 플로럴이 계속 기억에 남는 커피여서, 특히 켄트에 대한 이미지를 많이 바꿔줬다.


탄자니아, 잠비아, 우간다는 딱히 많이 마신게 아니라서 그냥 언급만 짧게 하자면, 맨해튼의 에델바이스는 진한 바닐라 차 같아서 너무 좋았고, 우간다는 패스, 콩고를 더 주목해야하지 않나 싶다. 미국의 마이티피스에서 콩고커피를 판매하는데 세이에서 마신 마펜도 SL34이 정말 좋았다. 르완다 워시드를 마시는듯한 가벼운 질감이지만 진하고 오묘한 프루티와 스파이스가 너무나 좋은 국가여서인지 다른 로스터리에서도 마이티피스 계열의 콩고를 판매하고 있으니 체크.



아시아/오세아니아


아시아는 그냥 한번에 전부 퉁쳐서, 태국의 모쏘토는 그냥 모쏘토 맛, 인도네시아는 여전히 좋은데 해외에서 판매중인 인도네시아들 보면 좀 심상치 않다, 나도 조만간 하나 찾아서 구매예정. 인도는 의외로 아라쿠가 맛있으며 중국, 퀄리티 굉장히 좋다. 어차피 한국에 윈난 무산소들 안들어올 거 같지만, 이번에 마신 19grams의 신강 워싱 스테이션도 그렇고 어느 생두사에서 퀄리티가 높은 윈난 커피 판매하고 있으니 그 쪽을 잘 찾아서 마셔보면 될 거 같다. 생두사이름이 윈난커피트레이더스 였다. 파푸아뉴기니는 바로이다 에스테이트가 좋다고는 하는데 마셔본적이 없으니까 패스.



중남미


멕시코 : 카운터컬쳐커피의 치아파스 콩코르디아, 카페코 워시드

오닉스의 일루시온이랑 고민을 정말 많이 했는데, 일루시온은 맛있으나 어디선가 대체가능한 맛이라는건 분명하다. 무산소 발효 후 워시드 커피들에게서 받은 느낌이라서 큰 점수를 받지는 못했고, 오히려 카컬의 Cafeco가 좀 더 기억에 남았다. 물론 이 커피가 뽑힌게 '예멘을 대체가능한' 이라서 뽑혔기에 일루시온이랑 뭐가 다르냐, 라고 물을 수 있는데, 예멘의 비싼 커피들과도 비빌 수 있는 매우 큰 장점과 더불어 예멘보다 더 낫거나, 예멘보다 디펙트가 덜 느껴진다 던가, 발전가능성 등을 생각해서 이 커피로 꼽았다. 와하까 지역의 멕시코도 좋긴 한데, 이 커피가 더 특별하게 여겨진다.


과테말라 : 캠버의 우에우에테낭고, 산 페드로 넥타 '핀카 로스마' 게이샤 워시드

올해 워 세이의 엘 야노 게이샤도 마시고, 인헤르토도 종류별로 마시고 했는데 다 내 취향은 아니였다. 그나마 올해 초의 리얼빈의 인헤르토 파카마라가 좋았으나 한끗차이로 캠버의 로스마 게이샤가 승리했다. 람부탄이 떠오르는 프루티가 매력적인 커피로 솔직히, 게이샤는 플로럴보단 프루티가 더 좋아야 한다는 내 생각에 딱 걸맞는 그런 맛이라 꼽았다.


온두라스 : 오닉스커피랩의 라 파스, 마르살라 치나클라 '카바예로' 게이샤 내츄럴

정말 종류별로 카바예로 게이샤를 마셔보는데 가장 기억에 남았던게 바로 이 내츄럴. 필로코페아의 무산소내츄럴도 좋긴 했는데 약간 인텐스가 찌르는 느낌이였고, 내츄럴이 더 우아했던 커피였다. 내가 매번 말하는 '플로럴보다 프루티가 더 좋은' 게이샤 중 하나였는데 의외로 워시드에서는 모카나 우디한 단맛이 강해서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다, 그런데 내츄럴에서 느껴지는 스펙트럼이 오히려 타 지역 워시드 게이샤같다는게 아이러니.


엘살바도르 : 맨해튼커피로스터스의 아후아차판, 로스 아카쿠아네스 - 카를로스 멘데스 게이샤 이중내츄럴

엘살도 고민을 좀 했다. 첫번째로 산호세의 엘레판테, 두번째로는 19grams의 라 몬타냐. 라 몬타냐는 정말 좋은 신맛과 산뜻함이 있어서 정말 맛있게 마셨으나 후미에서 약간의 디펙트가 느껴졌고, 엘레판테도 해즈빈의 로스팅 스타일로 인해 빛을 못본 거 같았던데 비해, 이 카를로스 멘데스의 게이샤는 엘살바도르의 떼루아 - 오묘한 너티도 없이 잘 넘어간 좋은 커피였다. 이중발효라고 해서 발효취 걱정을 했으나 오히려 워시드스러운 우아한 맛이 나와서 의아한건 덤.


니카라과 : 카카러브의 마드리스 라스 사바나스 '5 De Junio - Mary Elsy Caldera De Cooperativa 5 De Junio' Super Mujeres 1st Winner 파라이네마 워시드

올해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자바를 마시지 못해 슬프다, 파는곳은 발견했으나 밀린 커피도 많고 굳이?하는 느낌이라 구매하지 않았는데, 바라가 이런 좋은 거 하나 보내줘서 마시게 됐다. 니카라과는 고도가 평균적으로 낮아서 일반적인 스페셜티로 접근하기엔 키우기나 마시기나 어려울 수 있는 국가였으나, 나름의 돌파구를 찾았는지 스크린사이즈가 큰 품종들을 오히려 저지대에서 키우고 다양한 프로세스를 통해 선보이고 있는데, 파라이네마까지 키울줄이야. 5 De Junio도 꽤 유명한 농장중 하나고, 이번 기회에 이곳 파라이네마가 맛있다는걸 알았으니 나중에는 직접 구매해 먹을 생각.


코스타리카 : 리얼빈의 따라주, 산타 마리아 데 도타 '돈 카이토' 게이샤 레포사도-옐로우 허니

날이 갈수록 가성비가 안좋아지는 코스타리카에서도 프로세스의 발전은 있다. 바로 이 레포사도인데, 별 거 아닌듯한 과정을 거치면 더 좋은 개성의 커피가 등장하는 듯 하다. 이 돈카이토 레포사도는 내가 좋아하는 트로피컬한 프루티와 더불어 청차같은 텍스쳐까지 갖고있던 좋은 커피였으나, 생두가격이 비싼게 흠이다. 코스타리카는 이게 문제다, 다른 중남미에 비해 월등히 가격은 비싸면서 퀄리티차이는 크게 나지 않는다는 것.


파나마 : gionahhh의 볼칸 데보라 - 에코 게이샤

나는 굳이 파나마 게이샤 찾아 마시는 편도 아니고 해서 파나마 커피는 거의 찾아보지도 않는데, 이 친구가 이 비싼 에코를 볶아 나에게 선물해줬다. 매우 비싼 커피지만, 비싼 이유가 있다. 특히 후미가 메아리치는듯한 느낌을 줘서 에코란 이름 잘 붙였다.


콜롬비아 : 캐리어의 후일라, 라 플라타 '라 팔마 - 호세 프레디 로드리게스' 코파 데 옥시덴테 1위 콜롬비아 워시드

올해 콜롬비아 커피에 별 다섯개를 준게 20개가 넘어간다. 올해는 정말 콜롬비아의 해인데 아마 내년, 내후년에도 스페셜티의 최고 국가로 쭉 자리를 지킬 거 같다. 레티와 이 커피중에 고민을 좀 했는데, 이 콜롬비아가 더 나은 거 같다. 특히 신맛이 복합성이 너무 뛰어나서 비교대상으로 떠올렸던 커피 몇개가 있는데 콜렉티브의 루무다모돠 에스메랄다와 비견 될 정도로 복합성이 강한 신맛에 진득하고 직관적인 프루티, 이 글 쓰면서 마시는 중이지만 정말 좋은 커피다. 좀 더 살걸 그랬나..


에콰도르 : 카운터컬쳐커피의 사군도, 아라시 메호라도 워시드

이 커피는 마실 땐 별 감흥이 없었는데, 자꾸 한달 뒤, 두달 뒤 이 맛이 생각나는 기묘한 커피다. 심지어 언제 풀리나 체크까지 하는데, 진득한 단맛에 풀리는 생강향이 좋았던 커피다. 1위커피라 재미는 없다고 할 수 있으나 글쎄, 마신 뒤가 더 재밌어진 커피.


페루 : 리얼빈의 카하마르카, 산 호세 '로렌조' 게이샤 워시드

페루는 한때 가성비 좋은 미개척 산지로 흘러가는 거 같았는데, 갈수록 올라가는 가격과 선점을 빼앗겨버려서 인지 좋은 페루가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는 거 같다, 혹은 페루가 거품이던가. 그나마 리얼빈에서 나 먹어보라고 한번 보내준 이 게이샤가 그나마 괜찮았는데, 특히 티라이크한 - 황차나 녹차같은 텍스쳐가 마음에 들었다.


볼리비아 : 커피콜렉티브의 사마이파타, 플로리폰디오 '로스 로드리게스' 바티안 코코내츄럴

예전에 콜렉티브에서 구독으로 받았던 코코내츄럴이 워낙 안좋았던 이유로 혐오가 가득찼으나 이 바티안은 좀 얘기가 달랐다. 다른 국가들이 발효프로세스 발전을 하듯 로드리게스 패밀리도 그러하다. 강렬하지만 디펙트 없는 강렬한 무산소와 복합성, 은은한 맛까지 다 가졌던 좋은 커피.


브라질 : 세이커피의 에스피리토 산토, 바테이아 '시티오 바테이아 - 윌리언 사토리' 카투카이785 워시드

에스피리토 산토와 다른 브라질 커피를 비교하는게 안될정도로 에스피리토 산토의 스페셜티는 매우 특별해서, 그냥 다른 국가라고 불러도 될 정도의 산지다. 이 커피는 굉장히 기묘하면서 맛있는 - 냉동실에도 고이 간직하고 있는 커피로 정말 이상하게 맛있는 커피였다, 특히 메론소다맛은 아직도 잊을수가 없다. 내년에도 받아볼 수 있으면 좋을 거 같은데..


이외에 캘린더로 마신 쿠바는 의외로 맛이 괜찮았다. 진득한 다크초콜릿과 삼나무 향이 잘 엮인 커피였는데 텍스쳐또한 버터리한게 선물용으로, 혹은 연말에 마실 커피나 빵과 페어링해도 밀리지 않는 좋은 커피였는데, 은근히 좋은거 구하기 힘들다는게 문제.



올해의 로스터리 : 미국의 Carrier Roasting Co.

버몬트라는 깡시골에 위치한 이 로스터리, 디드릭을 쓰고 배치사이즈도 작지만 생두 선택 하나는 기가막히게 잘한다. 로스팅도 디펙트 없는 라이트 로스팅에 찬찬히 레이어가 입에 깔리면서 강화되는 커피의 맛을 잘 살리는 계열, 쉽게 얘기해서 디드릭 특성을 잘 살린다는 것, 그러나 단맛은 디드릭보단 좀 더 디벨롭을 준 로링에서 나타나는 계열로 디드릭 특성상 단맛이 쉽게 발현되는 걸 잘 막은 듯 하다. 미국에서 커피를 사다보면 생두 자체의 디펙트보단 과한 단맛으로 노트를 잡아먹는 계열의 커피가 잦은데, 몇 안되는 섬세한 단맛으로 이끄는 로스터리중 하나이다. 단점이라면 유명하지 않은 로컬 로스터리 정도라 생두순환이 빠르지 않다는 점, 그리고 구독가격이 은근 비싸다. 매번 눈팅하다 좋아보이면 구매하는걸 추천.


올해 결산은 이걸로 끝, 무산소발효가 돋보이던 해로 내년엔 더 좋은 맛을 기대해도 될 정도로 프로세싱이 발전했다. 중남미 지역의 운송료가 비싸져 커피가격이 오른건 치명적이라 마음이 아프다. 스페셜티의 현지거래가격도 낮아져서 상황이 좋게 흘러가진 않아 걱정도 되는데, 그래도 생두사들과 로스터리들은 알아서들 정답을 찾아낼거라 믿는다, 혹은 살아남은 사람들이 강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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