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커피

에티오피아 시다마 아르베고나 '보체사' 74158 내츄럴

by 망고앵무 2023. 12. 26.
728x90

 

에티오피아 시다마 아르베고나 '보체사' 74158 내츄럴
Ethiopia Sidama, Arbegona 'Bochesa' 74158 Natural

테이스팅 노트 : 치커리, 백차, 마카다미아, 레몬그라스, 살구, 자두, 천도복숭아, 홍차, 초콜렛
Tasting Note : Chicory, White Tea, Macadamia, Lemongrass, Apricot, Plum, Nectarine, Black Tea, Chocolate

로스터리 : 리얼빈, 한국 Korea
품종 : 74158
가공 : 내츄럴

이 커피는 다른날에 도착한 리얼빈의 에티오피아 내츄럴인데 가장 라이트하게 볶은 프로파일이라고 한다. 커피는 시다마의 아르베고나, 보체사 스테이션에서 왔으며 아베고나 지역 안에서 별로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보석같은 곳이다. 아르베고나 지역의 커피도 이제 한국에서 자주 보이는구나, 하는 감개무량한 감정이 있는 반면에 이곳 퀄리티가 전보다 떨어졌겠구나, 하는 생각도 있다. 정말 슬픈 이야기지만 한국에 들어오는 에티오피아들은 대부분 경쟁에서 밀려난 커피들이다. 물론 열심히 힘써주는 곳들로 인해 - 다예 벤사같은 경우가 그런데, 그래도 진짜 좋다! 하는 것들은 한국에 들어오기 힘들다. 아무튼 내 손에 잡힌 이 커피는 보체사를 평가하기 보단 프로파일을 평가하는 목적으로 왔다.

라이트하게 볶였는데 생두의 포텐이 문제인지 아쉬운점이 몇 있다. 텍스쳐는 괜찮은 데 비해 인텐스가 좀 낮고 클레어리티, 명확하게 구분되는 지점이 없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커피맛은 좋은데, 디벨롭 자체의 문제보다는 생두랑 맞지 않는 듯 하다. 첫번째로 뜨거웠을 때 치커리가 생각나는 야채의 비터가 잡히며(빠르게 사라짐), 라이트 로스팅에서 지우지 못한 중국계 차가 생각나는 너티한 느낌 - 마카다미아 맛이 잡히는데 빠르게 사라지긴 한다. 이런 로스팅을 할 때에는 정말 좋은 생두만 골라잡아야 하지 않을까, 로스팅 단계에서의 생두의 문제점을 가려주지 못한다. 누군가는 이런 로스팅 결과물을 마셨을 때 혹평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은 한다, 나는 그래도 텍스쳐 단계에서 문제가 없고 생두향이 느껴지는 부분 - 즉 생두 자체에서 나는 발효취같은 부분이 없고 역한 포인트도 없어서 잘 디벨롭 됐다고 말한다.

맛은 이렇다. 초반부의 치커리같은 비터와 중국계 백차같은 티라이크, 와 엮이는 마카다미아의 넛스윗이 있고 식을수록 차분해진다. 레몬그라스, 살구, 자두같은 맛이 이리저리 섞여있으며 약간의 천도복숭아같은 텍스쳐, 종종 연상되는 홍차, 에티오피아 내츄럴에서 느껴지는 싸구려 초콜렛같은 향 정도가 있다. 디펙트는 없는데 그, 흔히 노르딕 로스팅은 디개싱을 충분히 해야한다고들 하는데 이 커피도 노르딕 로스팅이 생각이 난다, 아마 디개싱을 더 해야할 듯. 한창 카페박스를 구독했을 때 마시던 맛들이 연상되는게 즐거웠다. 감히 조언을 한다면 보체사 내츄럴보단 첼베사 내츄럴, 운 레갈로 데 디오스 내츄럴, 인텐스가 강하거나 날뛰면서 발효취는 적은 커피를 로스팅했을 때 장점이 더 발휘 될 듯 싶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