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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Freezer Thursday! 1회

by 망고앵무 2023.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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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Passenger를 따라하는 Freezer Friday로 하려고 했는데, 내일 이 컨셉을 못할 거 같아서 요일을 바꿨다. 아마 매 주 목요일에는 이런식으로 냉동실에 진공포장해둔 과거의 커피를 하나씩 까먹고 대충의 소감을 남겨놓을 거 같다, 근데 귀찮아서 나중에 엎어버릴 수 있음. 오늘 뽑힌 커피는 세이의 비야 발렌티나다.

Roastery : SEYCOFFEE, U.S.A
Coffee : Colombia > Cauca > Santander de Quilichao > Villa Valentina - Diego Fernando Tochez / Field Blend(Castillo & Typica), Washed
Taste : Hibiscus, Lime, Red Currant, Maraschino Cherry, Rosehip, Ripe Plum, Pineapple, Red Flowers.

냉동실에 들어갔다 나오면 커피 맛이 상당히 바뀐다. 보통 긍정적인 방향이 되는데 특히 인텐스가 강해지고, 못 느꼈던 맛들이 튀어나오기도 하며, 거의 보통 냉동고에 들어갔다 나왔을 때는 추출방식이 바뀌어서 새로운 맛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이번에 겪은 맛은 좀 더 히비스커스와 라임이 강하게 느껴지고, 좀 더 밝고 가벼운 느낌으로 맛이 느껴진다. 전에 느낀 프루티는 베리류와 잼같은 진득한 느낌이 강하게 입에 들러붙었다면, 지금은 잼보단 쥬시한 느낌이 더 강해졌다고 할까, 잼이나 시럽을 탄산수에 탄 듯 하다. 전반부는 콜롬비아가 아닌 퀄리티가 뛰어난 에스테이트 케냐 커피같다면, 중후반부터는 콜롬비아의 진한 프루티가 느껴진다. 식을수록 맛의 층이 덧발려서 더욱 강해지는 붉은색 과일류의 프루티가 더욱 강하게 남는다. 체리 통조림과 약간의 로즈힙, 잘 익은 자두같은 텍스쳐가 있으며, 점점 신맛이 강해져서 후미에는 혀 양옆을 자극하는 파인애플같은 신맛이 느껴지기도 한다. 다 마시고 나면 남는 로즈힙과 엮인 자두의 향이 입 안을 가득 채우고, 코 끝에서는 빨간 꽃들이 생각나는 플로럴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커피는 더 아껴두고 싶었는데, 그냥 집었으니 먹는다. 너무나 뛰어난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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